조선왕릉 : 숭릉(崇陵)
숭릉은 구리시에 위치한 동구릉에 다섯 번째로 조성된 조선 18대 왕 현종과 왕비 명성왕후 김 씨의 합장능입니다. 숭릉은 능역의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으며 당시의 정치적 삶과 파란만장했던 시대상을 보여줍니다.

숭릉의 역사와 형식
현종이 1674년(숙종 1) 8월 18일 34세의 나이로 창덕궁 대조전 양심각에서 승하하자, 태조의 무덤인 건원릉 남서쪽 산줄기에 팔도의 승군 2,650명을 징발하여 능을 조성하였고, 12월 3일 예장하였습니다. 명성왕후가 1683년(숙종 9) 12월 5일 창경궁 저승전 서별당에서 세상을 떠나자 현종 옆에 나란히 명성왕후의 능을 조성하였습니다.
능의 형식은 쌍릉으로 하나의 곡장안에 왕릉과 왕비릉을 나란히 조성하였습니다. 왕과 왕비가 나란히 합장된 형태로 난간석이 두 능을 감싸고 병풍석은 없으며, 석양과 석호 각 2쌍과 망주석 1쌍, 장명등 1개, 문인석과 석마 각 1쌍, 무인석과 석마 각 1쌍의 석물을 갖추고 있습니다. 장명등과 망주석에는 인조의 무덤인 장릉의 석물에서 처럼 꽃무늬가 새겨져 있으며, 망주석 위쪽에 '세호'라고 불리는 작은 동물의 형상이 뚜렷하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숭릉은 조선 왕릉의 전형적인 석물이 배치되어 있어 비교적 소박하면서도 단정한 조형미를 보여줍니다.
능 아래에 정자각과 비각이 자리잡고 있으며, 정자각은 조선왕릉 40기 중 유일하게 남은 팔작지붕 정자각으로 정전 5칸, 배위창 3칸으로 전체 8칸의 규모로 확대된 건물이며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숭릉 정자각은 현종의 능을 조성하면서 같이 건립하였으며 건립 이후 몇 차례의 수리가 있었습니다. 1828년(순조 28)에는 정자각 월대를 개축하였으며 1879년(고종 16)에는 첨계석을 수리하였으며, 1899년(고종 36)에 배위청 기둥이 기울어 보수하였고, 1997년에 해체 보수하였습니다.
조선 18대 왕 현종은?
본명은 이연(李棩), 효종의 맏아들이며, 어머니는 인선왕후로 병자호란 후 아버지 봉림대군이 청나라의 볼모로 선양에 있을 때 태어났습니다. 조선의 왕 중에서 유일하게 국외인 청나라에서 출생한 왕으로 왕비 명성왕후 외 후궁을 두지 않은 왕이기도 합니다.
1659년 효종이 승하하자 당시 19세였던 현종이 즉위하였습니다. 왕위에 오른 그는 재위 15년 동안 정치적으로는 예송 논쟁이라는 큰 소용돌이에 휘말렸지만, 민생 안정과 국방 강화, 학문 진흥 등에서 꾸준히 성과를 남겼습니다. 격렬한 당파 싸움 속에서도 최대한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으며, 백성들의 삶을 지키는데 힘쓴 왕이었습니다. 역사적으로 강력한 개혁보다는 안정과 조정의 군주로 평가받습니다.
현종의 비 명성왕후
명성왕후는 조선 제18대 왕 현종의 비로 1651년(효종 2) 청풍부원군 김우명과 덕은부부인 송씨의 딸로 태어났으며, 현종의 정치적 동반자로서 예송논쟁에서 남편을 지지하는 등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지능이 비상하고 총명하였으나 성격이 거칠고 사나워 현종이 후궁을 하나도 두지 않았다고 합니다. 서인 출신으로 남인과 대립하여 현종의 사촌인 안평대군의 세 아들(복창군, 복선군, 복평군) 삼복 형제와 대립하였고, 아버지 김우명과 홍수의 변을 일으켜 삼복 형제를 제거하려다 실패하였습니다. 숙종이 총애하던 궁인 장 씨(희빈 장 씨)가 남인과 연통한다는 이유로 궁에서 내 쫓기도 했습니다. 정사에 관여하여 노골적인 언사와 감정 표현 등으로 사가와 유림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참고로 현종의 비 명성왕후(김씨)는 고종황제의 정실인 명성왕후(민 씨)보다 200년 전의 인물이며, '명성왕후 김 씨' 또는 '명성대비'로 더 많이 불립니다.
'조선왕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조선왕릉] 영조와 계비 정순왕후의 '원릉' 이야기..!! (0) | 2024.08.26 |
|---|---|
| [조선왕릉] 경종의 비, 단의왕후의 '혜릉' 이야기 (0) | 2024.05.12 |
| [조선왕릉] 인조의 계비, 장렬왕후의 '휘릉' 이야기.!! (0) | 2024.02.03 |
| [조선왕릉] 선조와 의인왕후, 인목왕후의 '목릉'이야기..!! (0) | 2024.01.21 |
| [조선왕릉] 문종과 현덕왕후, 현릉 이야기..!! (0) | 2023.1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