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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이야기

[조선왕릉] 태조 이성계 건원릉의 역사와 억새 봉분에 숨겨진 비화

by 하르방 스토리 2023. 12. 20.

 

 

 

안녕하세요! 조선왕조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동구릉의 역사적 의미를 탐구하는 블로그, 하르방스토리 주인장입니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가 세상을 떠난 뒤 묻힌 건원릉(경기도 구리시 동구릉 내 위치)은 단순한 왕의 무덤을 넘어 조선 왕릉 제도의 기준을 제시한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건원릉이 동구릉의 으뜸이 된 배경과, 다른 왕릉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억새 봉분에 담긴 역사적 비화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태조 이성계 건원릉

 

 

 

1. 태조 이성계의 생애가 궁금하시다면?

조선을 건국하고 기틀을 다진 태조 이성계의 파란만장한 생애와 위화도 회군 등의 구체적인 업적은 [태조 이성계의 생애와 업적 바로가기(링크)] 글에서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그가 사후에 묻힌 '건원릉'에 얽힌 비밀과 독특한 무덤 양식을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2. 건원릉의 조성 배경: 아버지의 유언을 거절한 태종 이방원

1408년(태종 8년) 5월 24일, 태조 이성계가 창덕궁 별궁에서 서거하자 조정은 곧바로 능지를 선정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풍수지리에 밝은 관료들과 좌의정 하륜의 추천에 따라 지금의 구리시 검안산 자락으로 능지가 최종 결정 되었으며, 전국 3개도(충청도, 황해도, 강원도)에서 6,000명의 군정이 동원되어 대규모 산릉 공사가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태조의 유언과 전혀 다른 형태의 왕릉이 완성되었습니다.

  • 태조의 소망: 생전에 두 번째 왕비인 신덕왕후 강씨와 함께 묻히기를 원해, 정릉에 자신의 자리까지 미리 마련해 두었습니다.
  • 태종의 정치적 선택: 신덕왕후와 극심한 정치적 대립을 겪었던 태종(이방원)은 아버지의 유언을 거부했습니다. 정릉을 도성 밖으로 이장하여 묘로 격하시켰고, 태조의 능은 검안산 자락에 단릉(홀로 있는 무덤) 형태로 새로 조성했습니다.
  • 정치적 의미: 이는 사적인 감정과 대립 외에도, 새로운 명당에 왕릉을 조성함으로써 왕실의 권위와 정통성을 대내외에 선언하려는 의도였습니다.  

 

3. 건원릉의 구성과 독특한 미술사적 가치

건원릉은 고려 공민왕의 현릉 제도를 기본 바탕으로 삼았으나, 조선만의 고유한 양식을 반영하여 향후 500년 조선 왕릉 건축의 표본이 되었습니다.

  • 봉분과 병풍석: 봉분 하단은 12면의 병풍석이 둘러싸고 있으며, 각 면에는 12지신상과  영저(금강저), 영탁(방울)이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그 회곽으로는 12칸의 난간석과 수호의 의를 지닌 석호(돌호랑이), 석양(돌양)이 배치되었습니다.
  • 석물 배치: 혼유석을 받치는 5개의 고석에는 도깨비 문양이 새겨져 있으며, 중계(중간 단)에는 문석인과 장명등, 하계(아래 단)에는 웅장한 무석인이 배치되어 조선 왕실의 엄숙함을 드러냅니다.
  • 진입 공간: 능선 아래쪽에는 제향을 올리는 정자각, 비각, 수복방, 홍살문 등이 가지런히 위치합니다. 비각 내부에는 태조의 공덕을 기리는 신도비와 고종 대에 고황제로 추존된 능표석이 보존되어 있습니다.

 

4. 건원릉에 억새 봉분(청완)에 담긴 야사와 전설

건원릉만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봉분이 일반 잔디가 아닌 억새풀(청완)로 덮여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역사적 배경과 전설이 전해집니다.

  1. 함흥의 흙과 억새를 가져온 비책: 임종 전 고향인 함흥 땅에 묻히길 바랐던 태조의 유언을 도성 근교에 모셔야 했던 태종이 절충안으로 함흥의 흙과 억새풀을 직접 운반해 봉분을 덮었다고 합니다.
  2. 억새 배달 릴레이 설화: 함흥에서 가져오는 동안 억새가 말라죽지 않도록, 함흥부터 한양까지 사람들을 일렬로 길게 세워 릴레이식으로 신속하게 전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3. 임진왜란과 바람의 기적: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건원릉을 훼손하기 위해 수차례 불을 질렀으나, 그때마다 정자각에서 정체 모를 거센 바람이 불어와 불을 모두 꺼뜨려 능을 지켜냈다는 신비한 전설도 전해집니다.

 

5. 600년을 이어온 전통: 청완예초의(靑莞刈草儀)

일반적인 왕릉들은 일 년에 수차례 벌초 작업을 진행하지만, 건원릉의 억새 봉분은 일 년에 단 한 번, 매년 한식날에만 억새를 베는 '청완예초의(靑莞刈草儀)'라는 유교 의례를 거행합니다.

 

태조의 유언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기리기 위해 600년 넘게 이어져 내려온 이 전통 덕분에, 건원릉은 오늘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구리 동구릉의 으뜸 능으로서 원형을 완벽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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